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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NGO Pick <오늘도 2명이 퇴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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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NGO Pick <오늘도 2명이 퇴근하지 못했다>

“일터의 죽음을 사회적 기억으로 만드는 법”

 

 

 

[너무나 예뻤던 딸이 뼛속까지 다 타버렸어요.]

[사측 행태에 밥도 넘어가지 않습니다. 아들의 죽음을 사죄할 때까지 여기서 단식합니다.]

 

지난달 화성 ‘아리셀’ 리튬배터리 공장 화재 참사로 딸을 잃은 어머니와 전주 페이퍼 산재 사망 청년 노동자 어머니의 말이다. 그들은 사고 진상규명을 위해 가족의 죽음을 충분히 슬퍼하지도 못한 채 고통스러운 투쟁으로 하루를 채우고 있다.

 

태안화력발전소 김용균씨 사망사고(2018년), 평택항 이선호씨 사망사고(2021년) 등 삶을 위해 일터에 나섰던 이들이 일을 하다 삶을 빼앗기는 아이러니한 비극은 안타깝게도 매년 반복되고 있다. 마치 끊기지 않는 고리처럼 계속해서 발생하는 산업 재해 사고를 바라볼 때 우리는 그것이 누구의 실수인가에 주목한다.

 

 

이에 노동 담당 기자인 저자는 누군가의 실수만으로 죽음에 이르는 일터는 과연 정상적인가를 묻는다. 노동자의 과실 혹은 사업주의 미숙한 안전관리 등 ‘누가 잘못했는가’에 집중하는 것보다 ‘무엇이 문제인가’를 찾고 개선할 때 유사한 산재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수많은 사망사고 중 하나로 치부되는 사건들이 품고 있는 다양하고 복잡한 구조적 문제들을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고민한다.

 

산재사고의 요인들과 함께 희생자들의 사연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는 책 [오늘도 2명이 퇴근하지 못했다]는 타인인 우리에게 그저 이름 없는 노동자였던 희생자들이 누구이고 또 그가 생전에 소망했던 삶이 무엇인지를 소개함으로써 일의 효율성과 노동의 신성함에 가려져 놓치고 있던 한 인간의 소중함을 피부로 느끼게 한다.

 

한 사람의 죽음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함께 멈춰서 고민할 때 비로소 되풀이되는 악순환을 멈추고 우리 모두의 일터를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음을 이제는 기억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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