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NGO Pick <김용균, 김용균들>
“싸울 때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 김용균
2022년 파리바게뜨 SPL 박선빈
그리고 다시 2025년 SPC삼립 A씨와 태안화력발전소 김충현
또다시 일터에서 노동자의 시간이 멈췄다.
‘사고 원인 규명’, ‘깊은 반성’, ‘대대적 안전 점검’
사고 발생 이후 재발 방지에 대한 약속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약속만으로는 반복되는 참사를 막을 수 없다.
말은 무게 없이 흩어지고 약속은 늘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역시 달라진 점은 없었다.
사람이 기계 밑으로 들어가 설비할 때도 여전히 공정은 계속되었고 안전 수칙은 지켜지지 않았다.
이전 사고들과 마찬가지로 일터에 도사리고 있던 위험이 사고로 이어졌다.
왜 우리 사회는 예견된 죽음을 막지 못할까?
이 책은 그 답을 ‘김용균’이라는 이름에서 찾는다.
2018년 12월 10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하청노동자 김용균 씨는 기계 설비 중 끼임 사고로 사망했다.
그리고 그날 이후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와 사고 현장을 처음 발견한 이인구 씨, 발전소 비정규직 노조활동가 이태성 씨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책 [김용균, 김용균들]은 이 세 사람의 이야기다.
이들의 이야기에는 ‘일터의 죽음’이 빼곡히 담겨있다. 일터에서 사람이 죽는 이유가 무엇인지, 왜 아직도 일터에서 사람들이 죽는지, 이 죽음을 기억하기 위해 어떤 싸움을 하고 있는지 애도하는 마음으로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담았다.
사람이 생산의 연료처럼 쓰이는 사회에서 이러한 참사는 우연이 아닌 필연이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안전 설비는 형식에 그치고, 생산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안전 수칙은 외면한다.
그렇게 무시된 안전이 죽음을 만든다.
한국 사회는 김용균 씨의 죽음으로 위험한 일터와 죽음의 외주화 문제를 다시 한번 더 또렷하게 확인했다.
우리 앞에 살인 같은 사고가, ‘또 다른 김용균’의 죽음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정말 이대로 두어도 괜찮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