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NGO Pick <돌봄, 동기화, 자유>
“자유를 빼앗지 않는 돌봄이 가능할까”
요양원에 들어가야 한다는 말에 아이처럼 우는 할아버지
매일 같이 자녀에게 전화해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화를 내는 할머니
그런 부모님에게 죄책감을 느끼는 자녀들
노년을 이야기할 때 흔히 들을 수 있는 일들이다.
우리 사회에서 요양원은 ‘집’이 아닌 ‘시설’로 인식된다. 정해진 일정표에 따라 생활하고 마음대로 외출할 수 없는 곳에서 나다움이 지켜지기란 어렵다. 안전을 위해 생활방식에 통제받는 순간 노인들은 나 자신은 지워지고 관리의 대상이 되었다는 좌절감을 느낀다.
아무리 나이가 들고 쇠약해져도 ‘나답게’ 살고 싶다는 욕구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하면 ‘그 사람다움’을 지켜줄 수 있을까?
이 따뜻한 물음에서 책 [돌봄, 동기화, 자유]는 시작된다.
일본 후쿠오카의 노인요양시설 ‘요리아이’의 총괄소장인 저자는 돌봄 현장에서 겪은 일들을 바탕으로 ‘자유를 빼앗지 않는 돌봄’의 가능성을 말한다.
자유와 그 사람다운 생활을 우선하는 ‘요리아이’의 고령자들은 원하면 밖으로 나갈 수 있다. 보통 직원들이 그 뒤를 따르지만 혹시 눈치채지 못할 때면 근처 주민들이 연락을 주거나 직접 데려다준다. 그렇기에 이곳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있다. 자물쇠가 걸려있지 않는 ‘활짝 열린 문’은 돌봄과 자유는 공존할 수 없다는 선입견에 물음표를 띄우게 한다.
천천히 건강하게 나이 드는 ‘저속노화’와 품위 있게 죽음을 준비하는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세대를 불문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은 늙는 것보다 나의 의지대로 살 수 없는 삶을 더 두려워하는 것 같다. 하지만 안티에이징(anti-aging)에 혼신의 힘을 다해도 노화와 죽음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애석하게도 늙음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요리아이의 ‘활짝 열린 문’에서 자유와 공존하는 새로운 돌봄의 길을 다 함께 고민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