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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NGO Pick <장애학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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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NGO Pick <장애학의 도전>

“변방의 자리에서 다른 세계를 상상하다”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시대로!”

 

한 목소리로 외치던 사람들이 출근길로 바쁜 지하철 승강장 바닥에 눕는다.

일명 ‘다이인(die-in) 행동’이다. 다이인 행동은 공공장소나 거리에서 죽은 듯 누워있는 행동으로 인권, 기후위기 등을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전 세계에서 널리 쓰이는 방법이다. 장애인 지하철 투쟁에서는 비장애중심사회의 억압과 고통을 상징하는 퍼포먼스로 사용되고 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사회를 바라며 모인 이들은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뿐만 아니라 동등하게 ‘교육받을 권리’, ‘일할 수 있는 권리’, 그리고 비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갈 권리’를 외친다. 누군가는 이미 마땅히 누리고 있는 권리이지만 장애인들은 이 당연한 권리들을 여전히 처절하게 요구하고 있다.

 

과연 무엇이 이들의 권리를 가로막고 있는가?

그리고 무언가를 할 수 없도록 만드는 ‘장애’란 무엇인가?

 

 

저자는 개인의 신체나 정신 기능의 ‘손상’이 아닌 차별적인 ‘사회’가 장애를 만든다고 말한다. 즉, 손상은 손상일 뿐이며 그 자체로 장애가 될 수 없다. 차별적이고 억압적인 구조 속에서 손상은 장애가 된다.

 

예를 들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일반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신체에 동일한 손상을 지녔음에도 경사로를 통해 저상버스에 승차하는 순간 ‘버스를 탈 수 없음’이라는 장애는 사라진다. 그렇다면 장애의 원인은 기능할 수 없는 몸이 아닌 기능할 수 없도록 만드는 사회 구조에 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이렇듯 관점의 변화를 통해 장애의 의미와 원인을 새롭게 해석한 저자는 여전히 남아있는 우생학의 논리, 장애인의 자립과 노동권 등 우리 사회에 팽배한 장애 문제를 세밀하게 다룬다.

 

선두와 중심이 아닌 변방으로 한 걸음 물러나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장애의 세계를 드러내고 이전과 다른 감각으로 느끼게 하는 책, 장애학의 도전을 통해 비장애중심사회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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