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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NGO Pick <녹두서점의 오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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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NGO Pick <녹두서점의 오월>

“80년 광주, 항쟁의 기억”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5·18민주화운동의 추모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이 광주 금남로에 울려 퍼졌다.

금남로는 1980년 5월 당시 정부가 선포한 비상계엄의 최대 피해지역이다.

그곳에 모인 시민들은 올해로 45주년이 된 5·18민주화운동을 기리며 함께 노래하고 행진했다.

 

80년 5월의 광주,

그날의 거리에서도 시민들은 자유와 평화 그리고 민주주의를 노래하며 행진했다.

그러나 ‘비상계엄 해제’와 ‘민주정부 수립’을 외치던 목소리는 이내 비명소리로 바뀌었다.

 

진동하는 최루탄 냄새

쏟아지는 무차별적 폭행

그리고 사방에 울리는 총소리

 

폭력과 공포가 가득했던 그 거리에 저항하던 사람들과 함께 녹두서점이 있었다.

 

 

녹두서점은 1977년부터 광주에서 운영되었던 사회과학서점이다.

각종 독서그룹을 통해 학생운동가들을 배출하였고, 억압된 사회에서 지적 교류에 갈증을 느끼던 이들의 소통 창구였다.

 

그 영향으로 5월 17일 밤 10시부터 시작된 ‘예비검속’ 조치에 따라 많은 민주화운동 인사들과 함께 녹두서점 김상윤 사장이 연행되었고, 당황한 예비검속자 가족들과 시민들은 녹두서점으로 모여들었다. 이때부터 서점은 시민들의 연락 거점이자 정보 전달의 중심지 역할을 하며 항쟁의 주요 구심이 되었다.

 

책 ‘녹두서점의 오월’은 당시 서점을 운영했던 가족들이 겪은 80년 5월의 이야기이며, 치열했던 그날의 항쟁에 대한 기록이자 증언이다. ‘육지 속의 섬’처럼 고립되었던 열흘간의 광주에서 이들이 몸소 겪고 보았던 일들은 몸서리쳐질 만큼 참혹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을 지키기 위해 거리를 나선 평범한 시민들의 모습은 여전히 희망을 느끼게 한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수많은 이들의 고통과 죽음 위에 지어졌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라는 물음에 많은 이들이 과거가 현재를 도왔고,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했다고 답한다. 80년 5월은 단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온전히 치유되지 못한 공동체의 아픔이며 우리의 현재와 미래로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과거가 만들어낸 현재의 평화로운 일상을 지키는 것은 남은 이들의 몫이다.

앞서서 나간 이들의 기록을 통해 ‘산 자’의 책임을 다시 한번 더 상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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