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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라이브러리@천안] 주제 : 손글씨/연필을 바로 잡지 못하는 손글씨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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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손글씨 / 연필을 바로 잡지 못하는 손글씨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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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손글씨 / 연필을 바로 잡지 못하는 손글씨 작가
 
 
<서문>
 
길거리를 지나가는데 왠 남자가 길가에 책상을 펼쳐두고 앉아있다. 남자는 덩치가 좀 있고, 안경을 쓰고,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펜을 하나 들고 앉아있다. 책상을 보니 이런저런 상품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글씨가 써진 종이만 몇장 깔려 있다. 엽서를 팔러 나온 사람인 것 같은데 엽서가 그렇게 화려하지도 않고, 별 매리트가 없어 보인다.
 
 
남자는 고민을 한다. 길가에 책상을 펼쳐놓으면 보이지 않는 장막이 생긴다.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1m정도 책상과 거리를 두고 지나간다. 사실 매대에 여자가 있으면 이렇게까지 사람들이 거리를 두지는 않는다. 그러나 인원을 추가할 만큼 상황이 여의치 않다. 그래서 남자는 준비해온 엽서들을 모두 가져온 가방에 넣어버린다.
 
 
그리고 직접 빈 종이에 글씨를 시작한다. 사람들이 조금씩 곁눈질을 시작한다. 간혹 한 두명 책상 앞으로 와 글씨를 구경한다. 사람 한 명은 장막을 깨기에 충분하다. 그 사람을 시작으로 책상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글씨 쓰는 것을 구경한다.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글씨에 감탄하고, 독특한 연필잡는 법에 신기해한다.
“펜 어떻게 잡는거에요? 그렇게 잡아야 이런 글씨를 쓸 수 있나요?”
글씨에 관심이 있는 몇몇이 남자에게 질문한다. 사실 난 젓가락질을 잘 못한다. 연필 잡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릴적 왼손잡이였던걸, 오른손으로 고치면서 ‘틀린’ 방법으로 배웠다. 그래서 항상 지적을 받았다.
 
 
이제는 사람들이 되려 글씨를 잘 쓰려면 연필을 어떻게 잡아야 하냐고 내게 묻는다.
 
 
이렇듯 길거리에서 엽서를 써주는 일을 할 때는 몇가지 편견에 부딪힐 용기가 필요하다. 당신은 혹시 ‘남들이 보기에 맞는’ 길로만 걸어가고 있진 않은가?
 
 
<목차>
1. 주먹쥐고 글씨 쓰기
2. 내 별명은 전과자
3. 슬럼프에 잠기다
4. 걸어온 길, 정해놓은 길, 걸어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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