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NGO Pick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
"생존자와 유가족이 증언하는 10·29 이태원 참사"
세월호 사건 이후 9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죽는 대형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왔다.
그러나 이런 바램과 무색하게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등 반복되는 참사에 대한 소식은 우리들의 마음에 상처와 답답함을 남기고 있다.
세월호 사건 이후 약속한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 사람·인권·피해자 중심의 지원,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피해자 참여, 재난 조사의 독립성 보장 등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우리 사회는 어느 하나 납득할만한 답변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왜 일상적이고 안전해야 할 공간에서 목숨을 잃어야 했는지, 진실을 알고 싶은 유가족들이 모였으나, 돌아오는 반응들은 ‘빨리 잊으라고’, ‘왜 그곳에 갔느냐’는 말들로 상처난 몸과 마음을 할퀴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그 장소도, 시기도, 그곳에 간 목적도 아닌, 사람이 많은 곳에서 공공의 안전이 지켜지지 않았으며, 그로 인해 수많은 희생이 뒤따랐다는 것에 있다.
책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는 10.29 이태원 참사 작가기록단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유가족과 생존자, 그리고 이태원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주민 등 14명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정리한 구술기록이다.
이 책은 희생자와 이태원을 둘러싼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 이태원 참사를 다각적이고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희생자의 마지막 숨결과 온기를 기억하는 연인, 가족을 자임할 만큼 절친했던 벗을 잃은 친구, 이태원이 삶터이자 일터였던 주민과 노동자가 되새기는 그날은 ‘이태원’이라는 지역, ‘핼러윈’이라는 문화, ‘애도’라는 서사에 대해 우리가 지니고 있던 완고한 인식을 깨우치게 한다. 또한 ‘사회적 재난’으로서의 이태원 참사를 마주하고, ‘재난 피해자와 당사자는 과연 누구인가’라는 새로운 질문 앞에 누구에게나 닥쳐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과, 이 기록을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공감과 연대의 끈으로 같이 기억하자고 말하고 있다.